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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Haiti 소식 - 권오준 선교사

Capvva 10-8.jpg


Capvva 마을 이야기(10/8) 


오랫동안 염려하던 일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땅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마을 경계에 높다랗게 벽돌담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다른 이가 또 주인이라고 나타나기도 하고...


어쨌든 지금 이 땅의 소유를 주장하는 사람은 한국으로치면 현대나 삼성 쯤에 속하는 

아이티 최상위 부자 중의 한명입니다.
일단 소유를 주장하며 담을 쌓아놓으면 향후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할 것 이라고 판단한 듯 합니다.
마을 리더 그 누구와도 접촉없이, 아니 아예 그 존재를 무시하듯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마을 주민들을 잡부로 고용한 후 그들을 통해 

'한푼도 보상없다. ' '잘못하면 다친다.' '죽여버린다.' 라는 말을 계속 흘려 보냅니다.
제게는 그 의도가 뻔히 읽히는데 마을주민들에겐 공포 밖에 안보입니다.
또 잡부일로 푼돈을 버는 일부 주민들이 생각을 갈라 놓습니다.
그동안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하던 마을에는 공포와 절망 그리고 혼돈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많은 사역들이 아무 기약없이 멈춰지고 소용 없이 되어가기 시작합니다.
무슨 이유가 있으시겠지 하면서도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격함을 달래기 힘듭니다.
그러나 애써 이 울컥거림이 분노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가진 것도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이들이 하루아침에 어디론가 쫒겨나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평화롭고 정직하게 이 일들이 풀려나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자꾸 머리 속을 복잡하게하는 80년대식 투쟁의 유혹을 꾸욱 누를 수 있기를 원합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한치 앞을 온전히 맡기기를 원합니다.
무척이나 길고 거친 길... 지치지 않기를 원합니다.



마하나임 유치원 1.jpg  마하나임 유치원 2.jpg


오늘 마하나임 유치원의 개학식을 했습니다. 울고 뒹굴고 잠들고...정말 땀께나 흘렸어요. 

그래도 참 이쁘고 신통한 것이 어른 들이 찬양하고 기도할 때는 조용히 앉아서 요동도 않는 것이지요. 

참 예쁘지요?

그런데 등록한 16명의 아이들 중 10명만 출석했습니다. 

이유인즉 과다부께지역의 전 학교가 이틀간 쉰다는 것입니다.
이 지역의 카톨릭교회 한곳의 창립기념일이라 그들이 자기들의 경축을 위해서 

모든 학교를 휴교하게 만든 것이지요. 헐,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있는지... 


정치적으로 뒤죽박죽이라 어쩌다 학교들이 본의아니게 쉬는 경우는 종종 있기는 하지만 

이런 ! 같은 경우는 첨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이곳 시청이나 교회들도 한심하기는 매일반이지요.
이게 제가 살고있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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