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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게시판

Capvva 마을 이야기 (3-11-2013) - 아이티, 권오준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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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준비했던 패밀리 카드를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는 날입니다.             
모두들 정말 좋아합니다.
가족 사진 뒤에 가족들의 이름을 인쇄한 후 라미네이트를 하고 
전에 저희 교회에서 행사후 남은 목걸이 줄을 가져다가 거기 끼운 것으로
어찌보면 참 조악해 보이는 것인데도 
나눠 주는 사람이 오히려 부끄러울 만큼 기뻐하네요.
개중에는 자신의 얼굴을 본적이 없는 어린 아들에게 
사진을 짚어가며 설명하는 엄마부터
마음에 들지 않응는 사진을 다시 찍게해 달라고 조르는 청소년에 
그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거리는 할아버지까지...

아이티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가지 형태의 아이디 카드를 목에 걸고다니는 모습을 봅니다.
첨에는 뭔가 대단한 것이기에 저리 걸고 다니겠디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저희가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걸 
그렇게 걸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규모가 작은 단체라도 
플라스틱 아이디 카드만 좀 멋지게 만들어 달면 
여기저기서 먹히기도 합니다.
결국은 그것이 정체성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랜 역사 가운데서 핍박과 고난으로 
포기와 굴종의 유전인자가 이들 삶의 중요한 캐릭터를 이루고 있으며
혼란스런 정치환경과 
여러가지 자연재해를 겪으면서 너무도 무기력한 정부나 공동체가 
전혀 제구실을 해내지 못함으로 인해 
자존감, 소속감의 부재가 각 개인에게서 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왜곡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Capvva 마을 사역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문제였습니다.
피조물이지만 하늘아래 가장 귀한 존재로써의 가치와 꿈을 되찾고
하늘에 속한 자들이 이루는 공동체에서 누리는 기쁨과 영광을 
하나씩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 일도 그런 목적 가운데 한가지 일입니다.
앞으로 이분들과 나눌 많은 사역들 가운데
이 패밀리 카드가 사용될 것입니다. 
많은 지혜를 구합니다.
이 작은 라미네이트 카드로 Capvva 마을 사람임을 느끼는 
그런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하늘나라 시민권을 가진 자로써의 엄청난 특권과 행복을 나누는 
그런 날들을 기대하며,
이미 제 소망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소망이 
다시 이분들의 소망이 될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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